천간 합(合)의 기본 개념과 원리 (2) - 중정지합, 인의지합, 위엄지합, 음란지합, 무정지합이라는 말은 왜 생겨나게 된 걸까?

사주명리, 운명 속에 숨겨진 빛나는 가능성 사주상담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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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간 합(合)의 기본 개념과 원리 (2) - 중정지합, 인의지합, 위엄지합, 음란지합, 무정지합이라는 말은 왜 생겨나게 된 걸까?

초명(초코명리) 2025. 2. 2. 12:55

안녕하세요. 

"쉽고 재밌는 사주, 초코명리(초코서당)"
에디터 초명입니다. 
 
오늘은 천간 합(合)의 기본 개념과 원리에 대해 다루는 포스팅의 두 번째 시리즈로,
천간합이 중정지합, 인의지합, 위엄지합, 음란지합, 무정지합으로 불리게 된 이유에 대해 알아볼까 합니다. 
 
이번 포스팅은 원고 작성 시, 사주명리학당 <초코서당>에서 상담가로 활동 중인 '이명관' 선생님께 도움을 받았음을 밝힙니다.  

<명리, 나를 지키는 무기> 중급편에 삽입 된 천간합에 대한 이미지를 그대로 가지고 왔습니다.


위 표에서처럼, 천간에서는 갑기합(甲己合), 을경합(乙庚合), 병신합(丙辛合), 정임합(丁壬合), 무계합(戊癸合) 이렇게 다섯 가지의 합이 일어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갑기합"과 "갑기합화토"가 다르고 "을경합"과 "을경합화금"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합과 합화는 무엇이 다를까요?
해당 내용에 대한 부분은 아래 글을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천간의 합과 합화는 완전히 다르다

안녕하세요.  "쉽고 재밌는 사주, 초코명리"의에디터 초명입니다.  오늘은 원국 내 천간의 합과 합화의 차이점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차례 - 1. 개요(합과 합화는 다르다)2. 원국에서 합

wany26.tistory.com

 
명리학의 여러 고서에서는 갑기합을 중정지합(中正之合), 을경합을 인의지합(仁義之合), 병신합을 위엄지합(威嚴之合), 정임합을 음란지합(淫亂之合),무계합을 무정지합(無情之合) 이라 말합니다.
 
물론, 사주에 갑기합이 있으면 바르게 중도를 걷고, 사주에 을경합이 있으면 인정과 의로움이 넘치며, 병신합이 성립하면 위엄이 넘친다고 하는 것은 전혀 이치에 맞지 않습니다. 
 
나아가 정임합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음란한 성향을 가지는 것도 아니며, 무계합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정이 없는 사람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
 
명리학 고서 중 천간합의 명칭에 대해 최초로 서술하고 있는 것은, 명나라 때 편찬된 삼명통회(三命通會)입니다. 
 
삼명통회는 명리학의 백과사전이라 불리는 만큼, 명리학의 발전에 많은 기여를 했습니다. 그러나 삼명통회 역시 당시의 시대적 상황과 동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사고방식이 그대로 반영되어 있는 만큼, 인문학적 해석 없이 이를 절대적인 진리처럼 받아들이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봅니다. 
 
일주, 시주의 구성이나 형(刑), 충(沖), 파(破), 해(害), 신살(神殺) 등에 대해 서술할 때도 "운명이 꼬이거나 요절한다"거나 "칼날에 맞아 죽는다" 또는 "목이 졸리거나 교수형을 당한다" 등 그대로 적용하기 어려운 대목이 매우 많습니다. 
 
천간합에 관한 부분 역시, 이런 삼명통회의 개념적 표현들을 그대로 가져다 해석하는 것은 매우 곤란한 일입니다. 
 
하지만 사주명리학을 공부하는 입장에서 천간합의 개념이 형성된 과정을 유추하고 살펴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생각하여, 오늘 포스팅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 글의 순서 -
 
 천간합의 원리
 천간합의 의미와 해석(Feat: 박청화)
 천간합의 규칙 양간은 정재와, 음간은 정관과 합한다
 

1. 천간합의 원리

 
천간의 합에 대해 알아보기 이전에, 잠깐 천간의 의미에 대해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간지 중 하늘의 기운을 일컫는 천간(天干)은 눈에 보이지 않는 자신의 이상이나 꿈, 내면, 마음, 무의식을 의미합니다.
 
이런 천간이 합(合)을 한다는 것은, 주체인 내가 어떤 행동을 하기에 앞서 합이 되는 방향을 향해 먼저 생각이나 마음이 움직인다는 뜻이 됩니다. 
 
천간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합은, 양간과 음간이 만나 이루어집니다. 
 

해당 이미지는 책 <현묘의 사주 강의 : 입문 1 >편에 있는 천간에 대한 도표를 참고하여 제작하였음을 우선 밝힙니다. 천간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개인적 견해를 덧붙여 일부분을 수정, 보완하여 이미지를 제작하였습니다.

 
천간은 큰 틀에서, 갑(甲), 을(乙), 병(丙), 정(丁), 무(戊)를 양(陽)의 단계로, 기(己), 경(庚), 신(辛), 임(壬), 계(癸)를 음(陰)의 단계로 나눌 수 있습니다.

 
양간은 확장하거나 발산하려는 속성을, 음간은 수렴하고 응축하려는 속성을 갖고 있습니다. 
 

 
천간의 다섯 가지 합(合)은 양간과 음간 중 반대 방향으로 서로 같은 에너지를 가진 간지끼지 짝을 이루려 합니다. 
 
즉, 음과 양으로 보았을 때 +1의 속성을 지닌 양간 갑목(甲)은 -1의 속성을 지닌 음간 기토(己)와 +2의 속성을 지닌 을목(乙)은 -2의 속성을 지닌 경금(庚)과 합을 합니다. 
 
+3의 속성을 지닌 병화(丙)는 -3의 속성을 지닌 신금(辛)과 합을 이루며, +4의 속성을 지닌 정화(丁)는 -4의 속성을 지닌 임수(壬)와 합을 합니다.
 
같은 방식으로 +5의 속성을 지닌 무토(戊)는 -5의 속성을 지닌 계수(癸)와 합을 이룹니다. 
 
정리하면 방향만 다를 뿐, 서로 운동 에너지의 크기가 같은 양간과 음간이 만나 합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2. 천간합의 의미와 해석(Feat: 박청화)

 
가. 갑기합(甲己合)을 왜 중정지합(中正之合)이라 할까?

 
갑목(甲)은 추운 겨울을 지난 초봄의 에너지를 상징합니다. 언 땅을 뚫고 중력을 거슬러, 하늘을 향해 발아하는 새싹의 힘을 뜻하죠. 무(無)에서 유(有)로 전환되는 순간이자, 생명을 탄생시키는 근원적인 움직임입니다. 갑목(甲)은 시작과 도전, 성장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반면, 갑목(甲)과 합하는 기토(己)는 무토(戊)에서 양기가 넓게 뻗어나간 후 점차 수축하는 첫 단계에 해당합니다. 무토(戊)의 활발한 양 기운은 기토(己)에 이르면 더 이상 확장되지 못하고 점차 무거워지죠.

 
명리학자 박청화는 기토(己)를 무토(戊)의 양 운동이 극대화된 후, 수분이 증발하여 하늘에서 응집되는 과정으로 설명합니다.
 
이런 갑목과 기토가 만난다는 것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요?
 
갑목(甲)이 계속 성장해 나가더라도, 기토(己)의 기운이 작용하면 그 발산하는 힘과 성장성이 멈추게 됩니다. 기토(己)는 갑목(甲)의 기운이 지나치게 확장되어 극단으로 치닫지 않도록 균형을 잡아주며, 상승하는 갑목(甲)의 에너지를 완만하게 하향 조절하는 역할을 합니다.

즉, 갑목(甲)에서 시작된 양기가 극단에 이르지 않도록 제어하고, 그 흐름을 적절하게 조절하여 음과 양을 조화롭게 유지하는 것을 기토(己)라고 해석한 것입니다. 

 
중정지합(中正之合)이란, 천간합(天干合) 중에서도 가장 바른 기운을 가진 합을 의미합니다.
 
갑기합(甲己合)은 "중정(中正)", 즉 바르고 균형 잡힌 기운을 의미하며, 음기나 양기가 한쪽으로 치우치거나 왜곡되지 않고 조화롭게 작용하는 합을 뜻합니다.
 

 
나. 을경합(乙庚合)을 왜 인의지합(仁義之合)이라 할까?

 
을목(乙)은 늦은 봄을 상징하는 에너지로, 갑목(甲)의 양기가 상승하다 옆으로 퍼지는 모양입니다.
 
을목의 물상은 덩굴성 식물인 만큼, 갑목과 달리 한 방향으로만 자라는 게 아니라 주변 환경에 따라 구부러졌다가 뻗어나가는 유연한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굴신(屈伸)한다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경금(庚)은 만물이 생장을 멈추고 점점 열매를 맺기 시작하는 초가을의 에너지를 상징합니다. 물상으로는 단단한 바위나 강철 등을 뜻합니다.

 
을경합의 경우 경금이, 을목의 기운이 흔들리지 않도록 꽉 붙드는 양상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도끼질을 하는데 풀이나 칡넝쿨이 깔끔하게 베이지 않고, 오히려 도끼에 엉겨 붙는 그림입니다.
 
명리학자 박청화는 을경합을 을목이 꽃을 피울 때 안쪽에 있는 꽃술(솟아올라 있으나 덜 펼쳐진 기운)이 초가을의 기운인 경금을 만나는 것으로 설명합니다. 경금은 마치 화폐처럼 좁은 공간이나 사물에 큰 가치를 부여하는 힘입니다. 
 
즉, 을목이 꽃을 피우고, 경금을 만나 꽃술이 수정되면서 열매를 맺는 과정은 생명의 가치를 완성하고 아름답게 드러내는 모습과 같다는 뜻입니다.
 

 
을경합은 단순한 물리적 결합이 아니라, 자연 속에서 을목(仁)이 상징하는 성장, 생명의 힘과 경금(義)이 상징하는 정리, 단련, 결실의 힘이 만나 조화를 이루는 이상적인 합이라는 의미에서 인의지합(仁義之合)이라 불립니다.
 
 
다. 병신합(丙辛合)을 왜 위엄지합(威嚴之合)이라 할까?

 
병화(丙)는 양(陽) 운동의 대표선수입니다. 초 여름에 높이 떠올라 먼 세상을 비추는 태양을 상징하죠. 갑목(甲), 을목(乙)을 지나 병화(丙)의 단계에서는 예쁜 꽃이 활짝 피어 자신을 드러냅니다. 
 
신금(辛)은 늦가을이 품고 있는 계절적 에너지로, 차갑고 예리한 기운을 가지고 있습니다. 경금이 단단한 바위나 가공되지 않은 강철을 의미한다면, 신금은 세밀하게 정련된 보석이나 날카로운 칼날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신금의 기운을 숙살지기(肅殺之氣)라고도 합니다. 숙살지기는 늦가을의 차가운 기운이 강해지면서 생명을 거두고 정리하는 것으로, 가을이 깊어지면서 식물의 성장이 멈추고 낙엽이 지며 생명력이 쇠퇴하는 현상을 상징합니다.
 
신금이 마치 날카로운 칼로 잎과 가지를 떨어트리는 것처럼, 불필요한 것을 정리하고 꼭 필요한 것만 남기는 역할을 하는 것이죠. 
 
명리학자 박청화는 병신합을 두고 '신금이 양 운동의 대표주자인 병화를 만나면 그 날카로운 기운이 물처럼 부드러워진다'고 하였습니다. 

 
신금의 단계에 이르러 가을 서리가 두텁게 내려앉았지만, 한 점 태양이 비추자 서리가 녹아 마침내 맑은 물의 형상이 빛나는 모습입니다. 
 
여기서 잠깐, 금생수(金生水)의 작용에 대해 설명해보려 합니다.
 
오행 중 금은 수를 만나면 금생수의 작용이 일어나니, 금의 기운이 설기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사실 금의 기운은 수를 만나면 씻겨 본인을 더욱 맑게 빛낼 수 있다고 보는 것이 정확합니다.
 
고서인 적천수에서는 천간 중 경금편에서 득수이청(得水而淸) 득화이예(得火而銳)라고 하여, 경금이 수를 만나면 맑게 씻기고, 화를 만나면 더욱 예리해진다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이는 천간 중 금의 속성을 공유하고 있는 신금도 마찬가지입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 포스팅을 참고바랍니다. 

 

금생수(金生水), 금이 수를 생한다는 말은 무슨 뜻일까? (Feat: 금수쌍청, 금백수청)

안녕하세요.  "쉽고 재밌는 사주, 초코명리"의에디터 초명입니다.  오늘은 오행의 상생관계 중 금생수(金生水)에 대한 글을 풀어볼까 합니다.  잘 아시는 것처럼 오행은 목(木), 화(火), 토(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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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하면, 병신합은 신금이 상징하는 날카로운 칼(권력)이 햇빛을 만나 반짝이는 형상이니, 권위와 위엄이 생기는 위엄지합(威嚴之合)이라 해석합니다. 
 
물론, 병신합은 뜨거운 열정(丙)을 품고 급하게 일을 하려다가도, 어느 정도 절제력(辛)을 갖추게 되니, 침착함을 갖추고 자신이 목표한 바를 지혜롭게(水) 이루어나가는 그림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라. 정임합(丁壬合)을 왜 인수지합(仁壽之合) 또는 음란지합(淫亂之合)이라 할까?
 

 
정화(丁)는 계절 중 가장 무더운, 완연한 여름의 에너지를 상징합니다. 양화인 병화가 거침없이 빛을 발산하는 것과 달리, 음화인 정화는 자신의 열기를 통해 주변을 따스하게 채워나갑니다. 열로서 만물의 물성을 변화시키고 생명을 부여하는 역활을 담당하는 거죠.
 
임수(壬)는 겨울에 접어든 시기로, 생명력을 안으로 수렴하는 작용을 합니다. 겨울이 되면 겨울잠을 자는 개구리나 뱀, 곰 등이 몸을 웅크리며 생명의 에너지를 안으로 쌓아두는 것과 같습니다. 
 
임수는 인체로 치면 가장 작은 공간에 정수(精髓)를 가득 채워 넣는, 즉 생식(生殖)의 힘에 해당합니다.
 
명리학자 박청화는 정임합은 남자의 정수(壬)와 자궁의 체열(丁)이 서로 짝을 지어 생명을 만든다는 것으로 해석합니다.
 
정화와 임수가 합을 하면, 목 기운이 생성됩니다. 즉, 음기가 가득 수렴되어 있는 계란에 따스한 열이 가해지니, 목 운동으로 상징되는 생명활동이 시작되는 것이죠.
 
고전에서는 남여가 만나 자연스럽게 사랑하는 행위를, 성적인 부분과 연결시켜 정임합을 음란지합(淫亂之合)이라 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렇다면, 정임합을 왜 인수지합(忍受之合) 이라고도 표현했을까요? 정임합을 사랑하는 남여가 서로를 인내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으로도 해석했기 때문입니다. 
 
양과 음, 즉 남자(강한 것)와 여자(부드러운 것)가 만나 사랑에 빠지는 것처럼, 현실적으로는 서로 다른 성질의 존재들이 서로에게 적응하며 조화를 이루는 것을 정임합으로 볼 수 있습니다. 

 
마. 무계합(戊癸合)을 왜 무정지합(無情之合)이라 할까?

 
무토(戊)는 양 운동의 극단을 지나, 전체적으로 양기가 확 펼쳐져 있는 단계에 해당합니다. 양기는 천간 중 병화의 단계에서 극에 이르고, 정화의 단계에서 강하게 뭉칩니다. 무토의 단계에서는 사방으로 흩어지며 영역을 넓혀나가죠. 
 
아래 그래프를 보시면 이해가 쉽게 되실 듯 합니다. 
 

해당 이미지는 책 <현묘의 사주 강의 : 입문 1 >편에 있는 천간에 대한 도표를 참고하여 제작하였음을 우선 밝힙니다. 천간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개인적 견해를 덧붙여 일부분을 수정, 보완하여 이미지를 제작하였습니다.

 
 
다르게 설명하면, 무토는 여름의 극단에서 더 이상 팽창하지 못하고, 여름의 무더위를 고스란히 가둔 것으로 많은 양기를 품고 있습니다.
 
병화와 정화가 계속 산포하면서 팽창하는 운동 그 자체라면, 무토는 마치 압력 밥솥에 화기를 가두어 놓은 것 처럼 양기를 지키면서 버티는 힘에 해당합니다.
 
계수(癸)는 천간에서 임수(壬)를 지난 음수(陰水)로서, 계절로는 겨울의 끝에 해당합니다. 가장 음의 기운이 강하다고 여겨지지만, 극음은 양기가 태동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힘이 함께 공존하고 있다고 보아야 합니다. 
 
이런 무토의 기운에 계수라고 하는 수기가 달라 붙으면 어떻게 될까요? 명리학자 박청화는 무계합을 기름(癸)에다 불씨(戊)를 가하니 발화하는 양상으로, 드라이아이스의 김이 허공을 향해 흩어져가는 모양이나 운동으로 해석합니다. 
 
하늘에 덥고 건조한 기운(戊)이 만들어졌을 때, 계수가 이러한 공간을 채우게 되면 밥솥과 같던 무토의 압력이 자연스럽게 해소된다는 것이죠. 
 
무토는 건조한 땅으로 물상으로 황무지나 사막을 의미합니다. 계수는 물상으로 얼음이나 이슬, 안개비, 물안개, 수증기 등을 상징합니다. 임수가 물이라면, 계수는 음의 기운이 더욱 강하니 널리 퍼져있지만 더욱 밑으로 가라앉는 기운에 해당하죠. 
 
임수라고 하는 물 속에 얼음(癸)을 집어 넣으면 얼음은 자꾸 밑으로 가라앉습니다. 그러나 얼음이 더욱 차갑게 되면, 그러니까 음의 기운이 더욱 극단에 이르면 오히려 불처럼 냉기를 발산하며 주변을 얼어붙게 만듭니다. 
 
이렇게 극음 속에서 양의 운동이 함께 시작되는 단계가 바로 계수입니다. 
 
정리하면, 무토는 위로 솟아오르려는 힘이 남아있는 기운이고, 계수는 아래로 내려가려 하면서도, 극음에 이르러 양 운동도 함께 일어나려는 기운입니다.
 
이런 무토와 계수는 서로 다르지만 운동의 속성은 비슷합니다. 이런 두 간지가 만나면 다른 합과 달리, 서로를 감싸거나 보호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이유 없이 기능적으로만 결합한다고 보는 것입니다. 
 
잠시, 구름 속 수증기들이 태양빛을 받아 무지개가 되는 과정을 떠올려볼까요?
 
구름(戊)이 수증기(癸)를 머금고 있을 때, 태양의 빛이 강해지면 자연스레 무지개가 생겨납니다. 사람들은 무지개를 두고 감성에 잠기지만, 사실 무지개가 생겨나는 과정은 자연의 법칙에 따라 일어나는 기능적인 변화에 불과할 뿐입니다. 
 
사실 계수는 어떤 공간에 놓이거나 사물과 닿으면 확 굳히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응집(凝集), 응결(凝結), 응축(凝縮)의 작용이 일어나는 것이죠. 
 
무토는 스펀지처럼 매우 건조한 성질을 지니고 있습니다. 무계합은 이런 스펀지(戊)가 수분(癸)을 만나는 것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스펀지가 수분을 만나면 확 붙잡아 끌어올리는데, 그 과정이 무계합이 되어 끌어올려지는 화(火)의 성질을 만들어낸다는 것이죠. 
 
이런 무계합은 감정의 교류 없이 기능적으로만 작용하는 합으로 여겨져, 무정지합(無情之合)이라 불린 게 아닌가 싶습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사주에 갑기합이 있으면 바르게 중도를 걷고, 사주에 을경합이 있으면 인정과 의로움이 넘치며, 병신합이 성립되면 위엄이 넘친다고 해석하는 것은 매우 곤란합니다. 
 
나아가 정임합이 있다고 음란해진다거나, 무계합이 있다고 해서 정이 없는 것처럼 해석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오늘은 이렇게 다섯 가지 천간 합의 개념이 형성된 과정을 유추하고 살펴보았는데요. 가볍게 천간 합의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 사항 정도로 여기시면 좋겠습니다. 
 

3. 천간합의 규칙: 양간은 정재와, 음간은 정관과 합한다

 
천간합에는 일정한 규칙이 있습니다. 
 
바로 양간은 정재와, 음간은 정관과 합한다는 것이죠. 
 
일단, 양과 음의 속성에 대해 짚어보겠습니다. 적천수에서는 양의 속성을 오양종기부종세(五陽從氣不從勢)로, 음의 속성을 오음종세무정의(五陰從勢無情義)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오양종기부종세(五陽從氣不從勢)는 무슨 뜻일까요?
 
양(陽)은 기를 좇고 세력을 따르지 않으며, 실속보다는 명예를 중시한다는 뜻입니다. 발산하고 확산하는 성질이 있는 만큼, 허세나 허풍이 있으며 진취적인 추진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런 양간(陽干)이 안정적으로 합(合)을 이루려 할 때, 반드시 그 대상은 음간(陰干) 중에서 정재(正財)가 됩니다. 

예를 들면,

갑목(甲木) 일간은 기토(己土) 

병화(丙火) 일간은 신금(辛金) 
경금(庚金) 일간은 을목(乙木) 
무토(戊土) 일간은 계수(癸水) 
임수(壬水)일간은 정화(丁火) 정재와 합을 하게 됩니다.

 
 
가. 정재와 합을 하는 양 일간은 어떤 특징을 보일까요?
 
정재와 합을 이룬 일간은 무의식적으로 정재적인 요소를 더욱 강하게 지향합니다. 이는 양간이 안정적이고 주도적으로 상황을 통제하고 싶어한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남성의 경우 나이가 어린데도 불구하고, 이성과 일찍 결혼을 하고 싶어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성을 내가 주도적으로 통제하고 싶어한다는 의미입니다.
 
양간은 결국 진취적인 추동성을 바탕으로 자신이 원하는 목표(재성)를 만들어가려는 성향이 강합니다. 꼼꼼한 완벽주의적 성향으로, 체계적인 계획 하에 안정적인 직장에 들어가려 한다거나, 고정적으로 월급 받는 상황을 선호할 수도 있습니다.
 
오음종세무정의(五陰從勢無情義)는 무슨 뜻일까요?
음(陰)은 의를 좇기보다 세력을 따르며, 정에도 쉽게 흔들리지 않습니다. 또한 명분보다는 실속과 이익을 중시하는 성향을 보이죠.


이런 음간(陰干)이 안정적으로 합(合)을 이루려 할 때, 반드시 그 대상은 양간(陽干) 중에서 정관(正官)이 됩니다. 

 
예를 들면,

 
을목(乙木) 일간은 경금(庚金)
정화(丁火) 일간은 임수(壬水)
기토(己土) 일간은 갑목(甲木),
신금(辛金) 일간은 병화(丙火),
계수(癸水) 일간은 무토(戊土) 정관과 합을 하게 됩니다. 

 
나. 정관와 합을 하는 음 일간은 어떤 특징을 보일까요?
 
예를 들어 결혼 후 이혼을 하거나, 안정적인 직장을 가질 경우 이직이나 퇴사 등 변화를 선택할 가능성이 더 적을 수 있습니다. 
 
정관과 합을 이룬 일간(음간)은 내가 상황을 주도적으로 끌고 가기 보다, 내가 거처할 수 있는 세력이나 주변 환경을 통해 나를 드러내려 합니다. 즉, 양간보다 상황에 따라 안정감을 크게 느낀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4. 나가며

 
정리하면, 
 
일간이 합이 될 경우 양간은 진취적인 추동성을 바탕으로 더욱 재를 반기고(목표로 삼고), 음간은 관을 반기거나 기다리며 안정성을 추구하려 합니다.
 
다만, 일간의 합을 두고 무의식적인 지향이라 표현한 이유는 현실에서 합의 양상이 드러날 수도 있고, 드러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 역시 원국의 구조를 전체적으로 살펴야 하기 때문에, 이 부분은 다른 포스팅을 통해 상세히 다루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포스팅은 사주명리학당 <초코서당>에서 상담가로 활동 중인 '이명관' 선생님께 원고 도움을 받은 후, 명리학을 입문 단계 이상 공부했거나, 언젠가 명리 상담사가 되길 희망하는 분들을 위해 출간한 책인 <명리, 나를 지키는 무기: 시리즈>에 담긴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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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역시 사주명리를 공부하시는 분들의 블로그나 책, 강의 등을 통해 공부를 하며 지식을 쌓고, 글을 구성하는 순서와 목차 설정, 독자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글을 풀어나가는 방식 등을 참고하며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향후 새로운 책 출간을 염두에 두고 현대적인 시각에서 지금까지 공부한 내용들을 바탕으로 더욱 풍부한 내용과 정보를 담기 위해 노력했음을 밝힙니다.
 
오늘도 저와 함께 사주명리를 공부하고 계신 모든 도반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혹시라도 글에 오타가 있거나, 잘못된 부분이 있을 경우 댓글로 남겨주시면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쉽고 재미있는 사주, 초코명리"
에디터 초명이었습니다.
 
 
☑️초코명리와 함께 선을 쌓고, 함께 좋은 일을 하는 방법에 대해 안내드립니다.
 
초코명리는 후원금을 모아 결식아동을 후원하고 있습니다.
제가 쓴 글이 도움이 되셨다면, 작은 정성이나마 모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후원내역과 기부명세서는 유튜브 영상을 통해 공개할 예정입니다.
 
'초코명리' 후원 계좌: 카카오뱅크 3333-28-5522125 (나*완)
 
*기부에 동참하는 방법에 대한 자세한 안내 입니다.
 

 

초코명리(초코서당) 후원 방법 안내(Feat: 꿈베이커리)

안녕하세요. "쉽고 재밌는 사주, 초코명리(초코서당)"의에디터 초명입니다.   오늘은 초코명리(초코서당)의 후원과 관련된 글을 포스팅하려 합니다.  1. 들어가며(함께 기부금을 모으게 된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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