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丁), 천간 정화에 대한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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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간, 지지

정(丁), 천간 정화에 대한 모든 것

초명(초코명리) 2024. 12. 18. 23:15

안녕하세요. 

"쉽고 재밌는 사주, 초코명리"

에디터 초명입니다. 

 

- 글의 순서 -

 

1. 개요

2. 정화의 특성과 키워드

3. 정정병존의 특징(Feat: 병탈정광)

4. 십성으로 보는 정화(By 하건충)

5. 정화를 대표하는 인물들

6. 정화의 기원과 물상, 그리고 직업

7. 적천수에서 말하는 정화의 특성

8. 이외 고서에서 말하는 정화의 특성 

 

 

오늘은 천간 중 네 번째에 해당하는 간지인 정화(丁)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한자로는 '정(丁)'이라고 읽지만, 오행 중 화(火)에 속해 있어 정화라고 부릅니다.

 

• 개요 : 천간 중 네 번째에 해당하는 간지

• 계절 : 완연한 여름

• 음양오행 : 음(陰)의 화(火)

• 자신의 온기로 주변을 조화롭게 만드는 힘

• 타인을 향한 헌신과 봉사, 희생정신

• 형식적 절차와 법식에 대한 수호의지

• 숨겨진 내면의 폭발력

 

정화는 음(陰)의 기운을 지닌 화(火)의 간지로, 계절 중 가장 무더운, 완연한 여름의 에너지를 상징합니다. 양화인 병화가 거침없이 빛을 발산하는 것과 달리, 음화인 정화는 자신의 열기를 통해 주변을 따스하게 감싸고 아늑한 분위기를 만들어냅니다.

부드럽고 섬세한 빛으로 어둠 속에서 길을 밝혀주는 촛불의 힘, 가슴속에 오래도록 남아있는 은은한 온기, 타닥타닥 타오르며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난로의 불길 모두 정화의 속성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이 중 정화를 물상으로 가장 잘 형상화한 것이 바로 은은하게 빛나며 조용히 주변을 밝히는 촛불, 밤 하늘을 밝히는 달빛 등 입니다.

 

아래에 서술된 정화의 특징들이 가장 잘 드러나는 자리는 순서대로 ①번 일간, ②월간과 시간, ③번 연간입니다. 이 점을 참고하고, 아래 글을 읽으시면 사주로 본인을 파악하는데 더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정화의 특성과 키워드 (1) - 자신의 온기로 주변을 조화롭게 만드는 힘

 

병화가 밝은 빛으로 주변을 활기차게 한다면, 정화는 따뜻하며 충만한 열기로 주변 사람들을 평온하게 만들어주는 힘이 있습니다.

 

촛불이 겨울철 얼어붙은 손을 따스하게 녹이고, 달빛이 어두운 길을 걷는 사람들에게 은은히 나아가야 할 방향을 알려주는 것처럼, 정화는 주변에 자신의 에너지를 지속적으로 제공하며, 사람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감싸줍니다.

 

다정다감하고 온화한 성격으로, 난로의 온기가 사람들을 가까이 다가오게 하듯, 주변을 조화롭게 만들며 희망과 위로를 전합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정화는 조직과 공동체에서도 앞에 나서지 않더라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며, 그 존재만으로도 생기와 안정감을 불어넣습니다. 

 

병아리가 어미의 온기를 통해 부화하듯, 정화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온기를 지속적으로 부여하는 힘, 주변의 아픔을 돌보고 치유하는 힘, 사람들의 마음에 꾸준히 희망과 애정을 나누어주는 힘을 상징합니다.



정화의 특성과 키워드 (2) - 타인을 향한 헌신과 봉사, 희생정신

 

병화는 솔직하고 강렬한데 반해, 정화는 나긋나긋하고 겸손하며, 남에게 양보하는 마음(사양지심)이 있습니다. 스스로를 낮추어 상대방을 돋보이게 만들며, 상대가 편안한 마음을 갖도록 배려할 줄도 압니다.

 

하지만 정화는 오행으로 음화(陰火)에 배속되어 있는 만큼, 상대적으로 눈에 띄진 않지만, 마음 속으로는 자신의 에너지를 통해 주변의 변화를 이끌어내고 싶어합니다. 정화가 예의와 배려, 헌신, 봉사, 희생의 아이콘이 된 이유입니다.

 

광활한 대지를 비추는 태양과 달리, 촛불이나 조명은 한정된 공간만을 비춥니다. 하지만 우리는 한낮의 태양 보다, 밤중의 등불이나 촛불을 더욱 중요하게 여깁니다. 이처럼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빛이 되어주는 것이 바로 정화입니다.

 

불이 타오르기 위해서는 연료가 필수입니다. 하지만 연료는 매개체일 뿐, 불의 본질은 자신을 희생하여 주위를 밝히는 것입니다. 희생과 봉사정신이 강한 정화는 자신의 열기로 타인의 상처를 치유하고, 어둠 속에서도 빛을 내어 길을 잃은 이들에게 등불이 되어 주려 합니다. 

 

정화는 주변에 아프거나 곤경에 처한 이가 있다면, 시간을 내어 기꺼이 도우려 합니다. 주변인들과 교류하며 주변을 따뜻하게 만들고 싶어하기에,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강하고 헌신적입니다. 때문에 정화는 가까운 사람의 일을 내 일처럼 챙기고, 사회복지, 의료 영역에 투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용히 명상을 할 때 켜는 촛불처럼, 고단함을 잃고 잠시 쉬어가도록 사람들을 도와주는 정화는 종교, 상담, 교육, 예술, 연예, 방송 등의 직업과도 적성에 맞습니다.  

 

단, 정화는 다정다감하고 부드러운 성품을 지닌 만큼, 정이 지나쳐 손해를 보는 일이 생기기도 합니다. 



정화의 특성과 키워드 (3) - 형식적 절차와 법식에 대한 수호의지

 

정화는 전통과 형식, 사회적 규범과 질서, 예절 등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사회적 관계에서 조화와 균형을 유지하는 최소한의 기준이 정해진 질서와 격식, 윤리적 규범 등을 준수하는데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정화의 내면은 보수적이며, 원칙에 대한 신뢰가 강하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정화의 예절은 형식적 절차와 법식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상대방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늘 상황에 맞게 격식을 갖춰 행동합니다. 습관적으로 몸에 익힌 사회적 에티켓이나 배려심은, 사람들이 정화를 신뢰하고 따를 수 있는 안정감 있는 존재로 만듭니다. 

 

정화는 세상의 규범을 바로 세우고, 모두를 위해 더 나은 환경을 만들고자 하는 의지가 있습니다. 겉으로는 차분하고 침착해 보이지만, 그 내면에는 세상의 규범이 올바로 서는 것에 대한 확고한 기준과 신념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는 자신이 마땅히 따라야 한다고 믿는 법도와 절차를 주변 사람들에게 지나치게 강요할 때, 불필요한 갈등이 생겨나는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정화가 가장 싫어하는 것은 남과 비교당하는 것입니다. 평소 본인이 마음에 없더라도 예의를 지키고, 주변의 요구에 헌신해왔다고 자부하기에 남과 비교당하는 일을 더욱 참기 어려워합니다. 

 

그런 만큼 조직의 규율에 어긋나거나, 예의 없는 사람에 대해서는 특히 과민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신이 중요시하는 가치가 위협받을 때 격한 감정이나 반응을 보이는 것이죠.

 

이런 정화에겐 자신의 감정을 적절히 표현하고 관리하는 법을 익히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정화의 특성과 키워드 (4) - 숨겨진 내면의 폭발력

 

병화가 강렬하고 화끈한 것과 달리, 정화는 침착하고 감정 절제를 잘 하는 편입니다. 게다가 스스로를 돋보이려 하지 않고,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려는 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조직생활을 할 때도 윗사람들에게 두루 인정이나 예쁨을 받기도 합니다. 

 

오행으로 화(火)에 배속되어 있는 만큼 정화 역시 밝고 명랑합니다. 게다가 다른 사람들의 마음 또한 잘 헤아리기에 주위에는 늘 친구가 많습니다. 다정다감하고 배려심 많은 정화이지만, 자기 나름의 중심성이 강해 비교 대상에게 질투를 느끼거나, 사소한 일에도 과잉반응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정화는 병화의 빛을 안으로 모아 열로 전환된 기운입니다. 돋보기로 빛을 모아 한껏 응축된 열은 매우 뜨거우며, 병화처럼 세상을 밝힐 순 없지만 주변 사물을 변화시킬 수는 있습니다. 이상주의적 열망으로 세상을 바꾸려는 병화와 달리, 음화인 정화는 행동력이 떨어져 운동권에선 잘 보이지 않습니다. 정화의 활동범위는 촛불이나 조명이 비추는 한정된 공간처럼 그리 넓지는 않습니다. 

 

병화가 감정을 직설적으로 표현하는 스타일이라면, 정화는 자기 나름의 합리성을 논리적으로 주장하지만, 그 속에는 이미 오래된 감정의 응어리가 쌓여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화가 화가 나면 꾹꾹 참았던 감정을 폭발시켜 주변을 활활 불태우는 이유죠.

 

똑같이 화를 내더라도, 마지막에 밥상을 엎는 건 역시 병화가 아니라 정화입니다. 이런 차이는 갈등에 대처하는 방식에서도 드러납니다. 병화는 화를 내도 금세 잊고 다시 평소처럼 행동하지만, 정화는 뒤끝이 남아 관계 회복에 시간이 더 걸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화는 생각이 많아 감정 기복이 심하고, 우유부단한 면이 있습니다. 타인의 평가를 의식하다 보니 결단력이 부족하여, 중심을 잡지 못해 흔들리는 경우가 생기기도 하죠. 거침없는 병화와 달리 신중한 정화이지만, 한번 폭발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니 더욱 조심해야 합니다. 

 

정정병존의 특징

 

정정병존은 남녀 모두 인상이 좋거나, 정화가 가진 깔끔하고 세련된 느낌, 섬세함들이 더욱 돋보일 수 있습니다.   

 

 

참고로, 정화가 미토 위에 있는 정미일주는 일간의 뿌리가 튼튼한 간여지동(干與支同)급 일주로 해석됩니다. 미토는 정화의 뜨거운 열기를 간직한 조토로, 정화가 그 미토 위에서 강하게 뿌리를 내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정병존은 시주의 구성상 반드시 정미(丁未)시로만 이루어지기 때문에, 일간과 시간이 정정병존이 되면 정화의 기운이 아주 강하게 작용함을 알 수 있습니다. 만약 정화일간이 시주에 정미를 둘 경우,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에 대한 확신과 독립심이 더욱 강해집니다.

 

병탈정광이란? 

 

 

병탈정광(丙奪丁光)은 병화와 정화가 함께 이웃하여 있을 때, 정화의 빛이 병화에 의해 가려진다는 뜻입니다. 병탈정광을 병화와 정화의 갈등(병정갈등)으로 보기도 하는데요. 이는 말 그대로 정화와 병화가 함께 있을 때 현실과 이상 사이의 갈등이 나타남을 암시하기 때문입니다. 등라계갑하는 을목은 겁재인 갑목을 반기지만, 정화는 옆에 있는 겁재 병화를 부담스럽게 여길 수 있습니다.

 

병화의 강렬한 빛에 의해 정화의 존재가 가려지는 상황은 마치 대낮(병화)에 별빛(정화)이 보이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이런 경우, 정화는 자기만의 방식으로 삶을 살아가기보다 병화 겁재에 의해 주도권을 잃고 종속적인 상황에 처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정화 일간이 시간에 병화를 만날 때는 반드시 병오시(丙午時)로 구성됩니다. 병오는 여름 한낮의 가장 뜨거운 열기를 상징하며, 이는 겁재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라이벌을 의미합니다. 정화가 이 병화를 만나면, 자기 주체성을 잃고 존재가 더욱 가려지는 상황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십성으로 보는 정화(By 하건충)

 

대만의 명리학자 하건충에 의하면, 정화는 십성 중 정관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합니다.

정관은 편관과 달리 규범과 질서, 법도와 예절을 더욱 중요시하며, 원리원칙에 맞게 일을 추진하면서도 안정적인 결과를 만들어내려 합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책임과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며, 조직 내 구성원들과 조화로운 관계를 유지하는 데 주력하죠.

 

정화 역시 이런 정관의 규칙적이고 안정적이면서도, 신중하고 균형잡힌 태도를 두루 지니고 있습니다. 부드럽고 따뜻한 에너지로 주변 사람들에게 신뢰를 주며, 온화하지만 단단한 의지로 팀워크를 이끌어내는 데 강점이 있습니다. 정화의 밝고 차분한 성격은 대인관계에서 신뢰를 쌓게 하고, 조직 내에서는 조력자나 조율자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도록 만들죠.

정리하면, 정화는 정관이 상징하는 명예, 책임, 신뢰를 기반으로 자신의 에너지를 조화롭게 발휘하여, 안정적인 성취를 이루고 주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존재로 자리매김하려 합니다.  

 

건충의 해석에 따르면, 이런 정관적 속성이 모두 정화가 보이는 특성과 비슷하다고 보는 것입니다.


보충하자면, 정화의 삶은 늘 조화와 균형을 중심으로 이루어집니다. 정화는 변화보다는 안정 속에서 자신의 잠재력을 발휘하며, 세상에 따뜻한 온기를 전하는 존재가 되려 합니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조화를 이루고, 타인과 협력하여 그 중심에서 관계를 이끌어가는 것이 바로 정화의 본질입니다.

 

단정하고 성실한 정화의 삶에 대한 태도 역시 정관적 특성과 유사합니다. 스스로 절차나 예절, 법도와 형식을 지키며 살아간다 여기기에, 옷이나 태도, 직업이나 명함과 같은 것들에 있어 남과 비교당하는 것을 무척 싫어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부분은 정화가 가진 정관적 속성을 잘 드러내는 특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정화를 대표하는 인물들

 

<명리, 나를 지키는 무기> 기본편에 소개된 국민MC 유재석의 명식

대한민국의 대표 방송인 유재석의 명식은 정화의 특성을 고스란히 드러냅니다. 정화는 스스로 빛나기보다 주변을 따뜻하게 비추고, 조화를 이루려는 힘을 상징합니다. 

 

병화와 달리 잘난 척 하면서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보다, 말 그대로 주변을 조용히 비추는 역할에 충실하죠. 적극적으로 앞장 서 출연자들을 배려하고, 그들이 조화롭게 방송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유재석의 방송 스타일을 통해, 우리는 그의 성품과 성공의 비결을 엿볼 수 있습니다. 

 

덧붙이면, 월지나 시지에 있는 간지가 월간과 시간에 투출하면, 일간이 가장 잘 쓸 수 있는 도구가 됩니다. 유재석의 경우, 식상이 가진 표현의 힘이 순발력과 재치 있는 입담, 그리고 편안한 방송 진행 능력으로 발현되면서 그를 명실상부 국민MC의 자리에 오르게 했습니다.

정재가 강한 명식을 가진 경우, 돈에 인색하면 자칫 옹졸해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유재석은 정반대로, 통 크게 기부하며 후배들을 잘 챙기는 세심함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방송에서 꿈이나 목표에 대한 질문을 받았을 때 "그런 것 없이 그저 하루하루 열심히 살 뿐이다"라고 거리낌 없이 말한 그의 모습은 정재의 성실하고 현실적인 면모를 그대로 보여줍니다.

검소하면서도 철저한 자기 관리, 그리고 성실함은 그의 트레이드마크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세금을 원 단위까지 정확히 납부할 정도로 꼼꼼한 모습은 그의 명식이 가진 정재의 힘을 상징적으로 드러냅니다. 유재석의 명식은 성실함, 책임감, 그리고 타인에 대한 배려라는 가치를 통해 그가 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지를 잘 설명해줍니다.

 

이외, 정화를 대표하는 인물로는 합리주의 철학의 기초를 세운 스피노자와 구조주의 철학을 창시한 레비 스트로스가 있습니다. 스피노자는 자연과 신의 동일성을 주장하며 감정과 이성을 조화시키고, 레비 스트로스는 인간 사고의 보편성과 문화적 다양성을 탐구하며, 서로 다른 문화를 이해하고 통합하려 했습니다. 

 

이 두 철학자 모두, 용광로가 모든 것들을 녹여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것처럼 정화가 가진 뜨거운 열기를 바탕으로 한 철학적 사유를 통해, 인간에 대한 의식적 지평을 더욱 넓혔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이외 정화의 기질을 타고난 인물로는 외국에선 바흐, 미셸 푸코, 안데르센, 마오쩌둥, 파블로 네루다, 국내에선 이종격투기 선수인 추성훈, BTS의 지민, 안무가인 허니제이와 모니카 등이 있습니다. 

 

정화의 기원과 물상, 그리고 직업

출처: 네이버 한자사전 '丁'

 

정(丁)자는 ‘장정’이나 ‘일꾼’, ‘못’을 뜻하는 글자로, 못을 닮은 모습에서 유래했습니다. 그러나 아래 정(丁)자의 갑골문과 금문의 형태를 살펴보면 지금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갑골문에서는 네모난 모양으로, 금문에서는 둥근 모양으로 표현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들 모두 못의 머리를 그린 것입니다.

 

 

이후 소전에서는 뜻을 더욱 명확히 하기 위해 못의 측면을 그린 형태로 바뀌었고, 현재의 丁자가 만들어지게 되었습니다. 못질은 노동을 의미하는데, 이는 丁자가 노동의 주체인 ‘장정’을 상징하게 된 배경이기도 합니다.

 

못은 어떤 대상을 단단하게 고정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여기에서 '단단하다'와 상태가 온전하다는 의미인 '성하다'의 뜻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정(丁)자가 천간의 네번째 글자로 쓰인 것은 '머무를 정(亭)'자의 멈춘다는 뜻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이 글자에는 사물이 성장을 하다가 멈춘다는 의미가 들어있습니다.

 

사물이 성장의 막바지에 다다른 시점으로, 계절로는 완연한 여름에 해당합니다. 그래서 이 글자를 화(火)에 배속하여 정화(丁)라고 부르게 된 것입니다.

 

적천수에서 말하는 정화의 특성

 

정화유중(丁火柔中) 내성소융(內性昭融)
정화(丁火)는 부드럽고 약하나 그 가운데에 밝음과 융통성을 지니고 있다.

 

정화(丁火)는 음화(陰火)라 유연하고 중화를 이루고 있지만, 화(火)의 성질을 갖추고 있는 만큼 그 안에는 사물을 밝히고 녹이는 성질을 갖추고 있습니다.

 

정화는 크게 보면 화(火)라는 강한 양기에 속해있으면서도, 음의 속성을 가지고 있는 간지입니다. 그래서 음과 양의 균형이 어느정도 이루어진 중화의 상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병화가 빛이라면 정화는 그 빛을 안으로 수렴하여 전환된 열에 해당합니다. 병화가 모든 사물을 밝게 비추는 것과 달리, 정화의 열기는 사물을 녹이거나 변형시켜 쓸모있는 것들로 변형시킵니다.

 

포을이효(抱乙而孝) 합임이충(合壬而忠)
을(乙)을 끌어안으면 효성스럽고 임(壬)과 합하면 충성스럽다.

 

이 구절은 정화 입장에서 십성으로 인성에 속하는 을목(乙木)과 정관에 속하는 임수(壬水)를 두었을 때의 작용에 대한 설명입니다.

 

을목은 신금과 충하여 을신충(乙辛沖)을 합니다. 임수는 무토를 만나면 극을 당합니다. 하지만 정화가 을목을 둔 경우 을목 어머니를 품에 안아 신금(辛金)으로부터 보호하여 효도하고(을신충을 가로막고), 군주인 임수(壬水)와 합하여, 임수가 무토로부터 극을 당하는 것을 막으니 충성스럽다는 뜻입니다.   

 

을목의 입장에서 정화는 십성으로 식신에 해당하니 자식이 되고, 임수 입장에서 무토는 자신을 가장 강하게 극하는 편관이 됩니다. 임수가 정화를 만나면 정임합이 되어 목 기운을 만드는데, 이 목(木) 기운이 토(土) 기운을 공격합니다.

 

이러한 작용들을 어머니와 자식, 군주와 신하의 관계로 재치있게 비유했다 보시면 되겠습니다. 

 

왕이불렬(旺而不烈) 쇠이불궁(衰而不窮)
왕성(旺盛)한 시기를 만나더라도 맹렬(猛烈)하지 않고 쇠(衰)한 때가 돌아와도 궁(窮)하지 않다.

 

정화가 사오미월에 태어나 기운이 왕성하다 해도 병화(丙火)처럼 맹렬하진 않고, 그 기운이 쇠하여 줄어들더라도 소멸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여기에는 양은 발산, 확장의 속성이 강하지만, 음은 주변을 살펴 실리를 취하려 한다는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나아가 정화는 병화와 달리 생을 받아 힘이 강성해지거나, 여러 개가 모여있다 하더라도 그리 강해지진 않습니다. 촛불이 여러개 모여있다고 해서, 태양의 빛만큼 강렬해지지는 않은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여유적모(如有嫡母) 가추가동(可秋可冬)
적모(嫡母)가 있어 따르게 되면 가을에도 좋고 겨울에도 좋다.

 

천간이나 지지에 목 오행이 있다면, 금이 왕한 가을이나 수가 왕한 겨울에 태어나도 걱정할 것 없다는 뜻입니다. 

 

적모(嫡母)라는 것은 서자(庶子)가 볼 때에 아버지의 정실(正室)인 큰어머니를 두고 말하는 것으로 정화에겐 편인인 을목을 표현했다고 보기도 합니다.

 

하지만 정화는 특히 친모(親母)인 갑목(甲木)을 하나라도 옆에 두게 되면, 이를 땔감으로 써 활활 타오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어머니의 도움을 얻게 되면(갑목을 만나게 되면), 가을의 왕(旺)한 금(金)이 정화를 화식(火熄)하지 못하게 만들거나 겨울의 왕(旺)한 수(水)가 정화를 꺼트리지 못한다는 의미입니다. 

 

병화는 태양과 같은 존재라 자체적으로 강렬한 빛과 열을 발산하기에 주변의 도움이 없어도 자신을 잘 드러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화는 촛불과 같은 작은 불이라, 그 열기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려면 반드시 땔감이 필요합니다.

 

이때, 목 기운 중 땔감으로 가장 적합한 것이 천간에선 갑목, 지지에선 인목입니다. 을목과 묘목은 습목이라 수분을 머금고 있기 때문에, 땔감으로 사용하기에 그리 적합하진 않습니다. 

 

이외 고서에서 말하는 정화의 특성 

 

오행대의에서 "정(丁)은 '머무를 정(亭)'과 같고, 정(亭)은 그쳐 쉬는 것이니, 물건이 생겨나서 크다가 그치게 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화(火)는 발산하고 확장하는 오행인데, 머물러 쉰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요? 양화인 병화는 초여름의 기세로 온 사방에 자신의 기운을 펼쳐냅니다. 이후 이어지는 정화의 단계에서는 음기를 받아들이면서, 겉은 쉬는 듯 보이지만 속으로는 열을 거두어 다지며 성장을 완성시키는 것입니다.  

 

한서에서는 "정(丁)은 씩씩하고 왕성하다는 의미가 있으니, 어린 싹이 끊임없이 자라 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습니다.

 

사기에는 "정(丁)이란 만물의 장정(壯丁)"이라고 했습니다.

 

설문해자에는 "정(丁)은 여름에 만물이 튼실해지는 모습이다. 정은 병(丙) 다음이고 사람 심장을 본뜬 것"이라고 했습니다. 심장을 본떴다고 한 표현은, 의학고전인 황제내경식 접근입니다. 오장육부 중 심장은 화기에 속하며 온몸에 기혈을 산포하는데, 이런 기능을 발산하는 정과 연결시킨 것입니다.

 

석명에는 " 정(丁)은 씩씩함이다. 물체가 다 장성하여 씩씩한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백호통의에서는 "정(丁)은 강성해진다[强]는 뜻이다"라고 했습니다.

 

 

<참고자료>

블로그 『안녕, 사주명리』

블로그 『코스몬소다』

저서 『나의 사주명리』 현묘

저서 『명리1, 2』 강헌

저서 『운명의 해석, 사주명리』 안도균

저서 간지서당』 박장금

저서 갑자서당 류시성, 손영달

저서 적천수』 역해 김낙범

강의 『철공소닷컴 명리학 수업』 강헌

방송 『라디오 좌파 명리』 강헌, 지산 등 

 

*초학시절 위에서 언급한 자료들을 통해 공부한 내용들이 지금의 저를 이끌었습니다. 특히 블로그 "안녕, 사주명리"와 "코스몬소다" 등을 통해 글을 구성하는 순서와 목차 설정, 독자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글을 풀어나가는 방식 등을 익히는 데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여러 책과 블로그의 구성을 참고하여 글을 작성했지만, 현대적인 시각에서 지금까지 공부한 내용들을 바탕으로 더욱 풍부한 내용과 정보를 담기 위해 노력했음을 밝힙니다.

 

앞으로도 시중에 나와있는 여러 자료들을 살펴, 사주명리와 관련된 유용한 지식과 정보들을 편집하고 가공한 후, 맥락에 맞게 재구성하여 공부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되는 블로그를 만들어나가려 합니다. 사주명리에 관심이 많으신 분들은 위에 소개한 블로그를 방문하거나, 명리학 관련 저서, 강의들을 살펴보시면 다른 관점에서 더욱 풍부한 정보를 얻으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오늘도 저와 함께 사주명리를 공부하고 계신 모든 도반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혹시라도 글에 오타가 있거나, 잘못된 부분이 있을 경우 댓글로 남겨주시면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쉽고 재미있는 사주, 초코명리"

에디터 초명이었습니다.

 

저와 만나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초명명리 2기 기초반 개강 안내

 

2. 책 '명리, 나를 지키는 무기 : 시리즈 도서출판 멀리깊이

 

본인의 사주를 제대로 해석해보고 싶으신 분, 언젠가 명리를 전문적으로 활용해보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명리, 나를 지키는 무기(기본+중급+심화편 세트) - 예스24

이 상품은 YES24에서 구성한 상품입니다.(낱개 반품 불가).[도서] 명리, 나를 지키는 무기 (기본편)명리공동체 ‘철공소’ 강연 확정! 강헌, 현묘 강력 추천!고리타분한 팔자타령을 뛰어넘는 젊은

www.yes24.com

 

 

3. 초코명리와 함께 선을 쌓고, 함께 좋은 일을 하는 방법에 대해 안내드립니다.

 

초코명리는 후원금을 모아 결식아동을 후원하고 있습니다.

제가 쓴 글이 도움이 되셨다면, 작은 정성이나마 모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후원내역과 기부명세서는 유튜브 영상을 통해 공개할 예정입니다.

 

'초코명리' 후원 계좌: 카카오뱅크 3333-28-5522125 (나*완)

 

*기부에 동참하는 방법에 대한 자세한 안내 영상입니다.